예비역 군인이자 인터넷 방송 BJ가 자신의 군시절을 회상하는 콘텐츠를 관객들 앞에서 제작한다. BJ는 험난했던 자신의 군 훈련의 경험담을 부풀려 미화거나 스스로 비판하는 등,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모두 전유해 보며 당시 이데올로기의 정당성을 묻는다. 

 

BJ는 담화를 통해 과거 엄격하고 폭력적인 이데올로기에 중립적 태도를 고수하는 듯하지만, 제대 후에도 잊지 않고 즐겁게 부르는 군가와 복무 신조, 무용처럼 놀이가 된 제식동작까지 이미 몸에 밴 이데올로기의 흔적은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듯 보인다.

 

그가 끝으로 자랑스레 말한, 과거 근무 중에 목격한 바다 군사분계선을 건넌 난민 이야기는 BJ와 달리 경계선 밖으로 추방된 자이다. 난민은 BJ의 신체와 달리 기계적이지 않으며 단지 무위의 바다 위에서 떠다니는 부표를 힘겹게 잡고 있을 뿐이다. 퍼포머인 BJ는 이야기 속의 난민의 동작을 재현하며 미디어 플랫 폼에서 구성한 역사의 모습과 스크린 밖의 난민의 모습을 병치시키며 극을 마무리한다.